안녕하세요
원생이가 알려줄게연에 원생입니다!
오늘은 제가 나름 2년차 생명공학 대학원생(석사생)으로서 막학기를 앞두고 학부생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져 찾아왔습니다.
조금은 두서없을 수 있지만 한 번 시작해볼게요..ㅎㅎ
대학원에 가야할지. 간다면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에 대해.
우선, 학부 시절 많이 고생하셨어요.
여러분이 걸어온 길은 어쩌면 평범하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, 각자의 세상에서 열심히 사셨을거라 생각해요.
친구들과의 경험이 많을 수도, 전공과의 치열한 싸움을 치뤘을 수도, 또 세상에서 금전적인 이유로 부딪혔을 수도 있을거에요.
그래서 우선은 정말 칭찬해드리고 싶어요.
어떤 경험이든 여러분을 그 전보다 단단하게 해주었으리라 의심하지 않아요.
지금 대학원을 가야할지 고민하고 계신가요?
좋은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
여러분의 주변환경이 '당연히 취업'하는 분위기든 '당연히 대학원'가는 분위기든
여러분은 그 기로에서 "고민"을 하고 계신거니까요.
그 자체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해요.
사실 저도 그 고민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거 같아요.
답은 저어엉말로 없어요ㅋㅋ
졸업을 한학기 앞둔 상태인 저도
'대학원을 오길 잘한걸까? 학부 마치고 취업선에 도전했어야할까?'하는 고민이 들거든요.
제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"아 이때 대학원을 갔기 때문에 지금 내 기회를 얻구나!" 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면 아마 다른 친구들에게 대학원을 꼭 가라고 추천해주지 않을까 싶네요ㅋㅋ
결국 '무언가를 꼭해야한다!' 이런건 다 결과적인 거라고 보여져요.
아무래도 인생은 참 답이 없는 것 같구요.
그래도 '대학원에 온 걸 후회하냐?' 라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"No!"라고 말하고 싶네요.
좋은 일도 많았고, 기쁜 순간도 있었고, 또 지옥같은 순간들도 있었죠.
그래서 한층 성숙할 수 있었어요.
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... 하면서 ㅋㅋㅋ 사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고
또 과학이란 도대체 뭘까. 연구란 뭘까. 라는 고민도 끊임없이 하게 되고
나라는 사람은 R&D를 그래서 끝까지 해야되는거야 말아야하는거야 이 고민도 하고 ㅋㅋ
돌이켜보면 매일매일이 고민의 연속이었던 거 같아요.
(지금 실험을 시작해,말아. 야근을 해, 말아. 논문을 읽어, 말어. 교수님께 진실을 말해,말아 등등등)
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대학원의 장점은 이거에요.
전공공부, 연구, 커리어 다 떠나서,
'나에게 적절한 선택'이 뭔지 자꾸만 알아내기
회사랑 대학원을 비교해보면 사실 가장 큰 건 하나죠.
금전적인 여유! (머니!)
하지만 그 보상을 박차고 대학원에 오면 얻을 수 있는게,
바로 학생이라는 점이에요.
즉, 모자라도 부족해도 아직은 용납이 되는 곳이라는 거죠.
(물론 지도교수님에 따라 아주 용납이 안될지도 몰라요..^^넝담)
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어요.
어쩌면 석사 이후에는 또 박사/취업 이라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열리는 거죠.
특히나 지도 스타일이 조금 자유로우신 지도 교수님 아래에서는,
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아주 넓어집니다.
- 멋있어보이는 선배를 따라한다
- 논문에 나와있는 아이디어에 꽂혀서 거기를 파보고 내 연구에 적용해본다
- 교수님이 시키지 않은 일을 몰래 시도해본다
- 출근길에, 샤워하는 순간에, 화장실에 갈때 연구를 생각해본다
- 며칠은 실험도 때려치고 데이터 정리만 해본다
- 지독하게 내 인생을 비관하고 대학원 자퇴를 결심해본다
- 연구 외의 취미에 진심을 다해본다
등등등이요..(다 제 경험이라 대학원생활을 잘했다고는 못하겠네요..ㅋㅋㅋㅋ)
이렇게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면 참 좋은게
확실히, 내가 어떨때 능률이 올라가고/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알게 되는 거 같아요.
그래서 나에 대한 리모콘이 생긴달까?
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을 때 그 앞에 과정을 어떻게 하면 될지 좀 알게되요.
'아 나는 이럴때 이런식으로 대하면 잘했어' 이걸 점점 알아가니까
스스로를 조금씩 더 컨트롤 할 수 있는거죠 (쉽게 말해 나를 알고리즘화 해나간달까...///힘내요 컴공&솦트 친구들!)
그래서 저는 대학원 과정은 후회가 없어요
정말 많은 고민과 시도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거리를 남겼지만
더 성숙해진 건 분명하기 때문이에요.
앞으로의 인생에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더 알게 되기도 했고요 ㅎㅎ
만약 당장 취업을 하는 목적이 오로지 금전적인 목적 뿐이라면 이런점을 고려해서 대학원을 고민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.
아직은 등 댈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곳이 대학원이니까.
중간에 포기하고 나가더라도 나는 학부 졸업장이 있는 사람이니까.
특히 연구가 뭔지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사람들은,
안 해보고 나면 나중에라도 '그 길은 어땠을까'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은 분들은
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거죠.
물론 본인의 가치관이 '얼른 경제적으로 편해지고 싶어!'
라면 정말 무조건. 제발. 취업하시길 부탁드립니다. (말 안해도 그럴거라는 걸 앎..)
// 대학원 월급이 250만원 된다 하면 거긴 가셔도 되요ㅎㅎ
그리고 취업안된다고 대학원 오지 마세요!
그런 분들은 안되더라도 취준 계속 해서 꼭 성공하세요.
대학원 졸업하고 중소기업가는 사람 정말 많기 때문에요..그걸 바라고 오시면 시간낭비가 될 수 있어요!
대학원 가면 대기업 가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, 부디 취준 성공시켜주세요!
이상 얼마 없는 석사기간을 돌이켜보았네요ㅎㅎㅎ
별 말은 없지만, 이전의 나는 이런 말들을 듣고 대학원을 갔다면, 조금 덜 상처받거나 조금 더 확신있게 나아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.
와닿으셨을지 모르지만, '또 저 사람은 저랬나보다' 라고 하나의 reference, 참고자료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네요.
(Referecence라니 너무 대학원 냄새나죠...흑 저도 이렇지 않았어요..)
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여러분은 다 직립보행을 하는 멋진 사람이에요.
늘 응원하고 사랑합니다.
김원생 드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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