대학원 고민, 석사 취업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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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김원생입니다./웰컴 투 대학원 ;)

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? 누가 죄인인가.

김원생 2026. 5. 21. 16:10

안녕하세요

원생이가 알려줄게연에 원생입니다 :)

이런 말이 있죠.

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,
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.

처음 들었을 땐 그냥 웃긴 말인 줄 알았습니다.
그런데 막상 대학원에 들어가고 나니 알겠더라고요.

아, 이건 농담이 아니었구나.


물론 대학원이 나쁜 곳이라는 뜻은 아닙니다.
연구도 재밌고, 배우는 것도 많고, 성장도 합니다.

문제는 그 과정에서
가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는 순간이 온다는 거죠. (아주 많이)

그래서 오늘은 원생의 마음으로 고백해봅니다.

누가 죄인인가.


첫 번째 죄,

선배들이 다 말렸는데 '나는 잘 맞을지도 몰라'라고 생각 한 죄

(빠바밤~)

분명 선배들은 말렸습니다.

“잘 생각해.”
“굳이?”
“그냥 오지마.”

그런데 그때의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.

'아니야. 어쩌면 연구가 재밌을 수도 있지.'
'나는 잘 맞을 수도 있잖아.'
'나는 원래 깊게 파고드는 거 좋아해.'

네.
그 말 자체가 틀린 건 아니었습니다.

다만 몰랐던 거죠.

연구는 깊게 파고드는 일이기도 하지만,

동시에 안 되는 실험을 17번 반복하는 일이기도 하고,
교수님 코멘트 한 줄에 주말이 사라지는 일이기도 하고,
논문을 읽다가 언어능력까지 의심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.....

큽..


 

두번째 죄,

“석사 2년은 금방 지나가겠지”라고 생각한 죄

(빠바밤~)

입학 전에는 다들 이렇게 생각합니다.

“석사 2년은 금방이지.”
“딱 2년만 버티면 되잖아.”
“생각보다 빨리 지나갈 것 같은데?”

맞습니다.
시간은 실제로 지나갑니다.

문제는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라
나를 같이 갈아서 지나간다는 점.....*

1학기에는 적응하느라 정신없고,
2학기에는 실험이 안 되고,
3학기에는 졸업이 보일 듯 말 듯하고,
4학기에는 내가 사람인지 논문 생산 장치인지 헷갈립니다.

그렇게 어느 순간 깨닫습니다.

2년은 짧습니다.
하지만 대학원에서의 2년은
대학에서의 2년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..*


세번째 죄,

논문 한 줄 읽고 “어? 나 천재인가?” 착각한 죄

(빠바밤~)

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아주 가끔 그런 순간이 옵니다.

논문을 읽는데,
갑자기 이해가 잘됩니다.

그것도 영어 논문인데.
그것도 한 번에.

그 순간 마음속에서 작은 환호성이 터집니다.

“어?”
“나 방금 이해한 건가?”
“나… 천재인가?”

하지만 바로 다음 문장을 읽는 순간 깨닫습니다.

아니었습니다.

방금 이해한 건
전체 내용의 3% 정도였고,
그마저도 저자의 의도와 조금 달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.

그래도 괜찮습니다.

대학원생은 원래
이해와 착각 사이에서 성장하는 존재니까요.


그래도 우리는 왜 대학원에 갔을까

사실 이 모든 걸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건,
그 안에 진짜로 배운 것들도 있기 때문이겠죠.

내가 얼마나 모르는지 알게 되고,
막막한 문제 앞에서 버티는 법을 배우고,
애매한 데이터를 끝까지 들여다보는 힘도 생깁니다.

 

물론 그 과정이 늘 아름답지는 않습니다.

아니 오히려 더럽게 힘듭니다.

가끔은 울고 싶고,
가끔은 도망가고 싶고,
가끔은 “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…” 싶기도 합니다.

 

그래서 다시 묻습니다.

누가 죄인인가.

선배들이 말렸는데도 연구가 재밌을 것 같다고 한 나.

석사 2년이 금방 지나갈 거라 믿었던 나.

논문 한 줄 이해하고 천재인 줄 알았던 나.

 

어쩌면 우리는 죄인이 아니라,

그냥 조금 순진했고, 조금 진심이었고,

조금 많이 지쳐버린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.

 

그래서 오늘의 판결은 이렇습니다.

피고인을 카페인 무기징역에 처한다. 

 

단,

가끔은 하고 싶은 거 하고 쉬어도 된다.

그리고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된다.

 

오늘도 여러분을 응원하는 원생이였습니다.

감사합니다.

재밌게 보셨다면 하트 부탁드립니다. 많은 힘이 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