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30 진로/인생꿀팁 처방전

이공계의 진로 고민을 함께 나눠요 - 바이오 취업/대학원 이야기

저는 김원생입니다./소소한 생각들

사진보다 글이 좋은 이유.

김원생 2020. 12. 13. 23:13
반응형

 

"눈으로만은 결코 한번에 붙잡을 수 없는,

그 순간 모든 감각으로 받아들인 그 느낌을,

풀어놓을 수 있는 곳

 

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글이다."

 


어느 따스한 낮에 길을 걷고 있었다.

코너를 돌자 공원의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하게 솟아 나왔다.

강렬한 행복을 마주하고 나는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.

문득 이 풍경을 제대로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.

 

나는 카메라 어플을 켜지 않았다.

대신 틈틈이 글을 적어두는 메모장을 꺼내들었다.

몇글자 적어둔 후 잠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.

 

'한 손만 움직이면 수백만 화소의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아이폰이

어떻게 그저 글을 적어두는 기계로 전락한거지?'

 

분명 시각적인 정보는 무엇보다도 잘 담아둘 것인데,

그 당시의 내 생생한 감정은 보이지 않아서인가보다.

 

둘 이상이 함께할 때사진이나 동영상이 훨씬 생생한 추억을 남겨준다.

아마 해당 사람과 직접 심정을 공유하며 내 경험을 정리해두기 때문 아닐까.

그래서 사진만 봐도 그 때 했던 말과 행동들이 기억나는 것일테다.

 

하지만 혼자서 만나는 감동은 보통 입으로 표현되지 않는다.

내 눈에 들어오는 것뿐만이 아니라 피부로 느껴지는 무언가가 흐르며 가슴을 뜨겁게 할 뿐이다.

우리는 그 기억을 붙잡으려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른다.

 

꼼꼼히 보지 않으면 사진에서는 햇빛이 어떻게 나무사이로 아름답게 일렁였는지 알 수 없다.

그저 감동의 순간이 있었던 것임을 기억해낼 뿐이다.

 

글을 써두는 것그때의 감정을 한 발자국씩 다시 걸어볼 수 있게 한다.

어딘가로 흘러가버릴 순간의 기억들을 온전히 내것으로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.

 

일상에서 당첨되는 행복감은,

잘 붙잡아 저금해두기만 해도 마음의 자산이 불어난다.

 

시와 노래들은 이렇게 탄생되지 않았을까.

그들이 담아두는 가치는 무엇일까.

나는 또 어떤 감정을 담아두고 싶어질까.

 

여러가지 질문거리를 던지며

'글쓰기'라는 즐거운 여정에 한 발자국 더 내뎌본다.

 

 

 

 

반응형